시장조사업체 로디움 그룹이 중국 주요 인공지능(AI) 개발사 여섯 곳의 매출을 한데 모아 보니, 그 합계가 오픈AI와 앤트로픽 두 회사를 더한 금액의 10분의 1에 그쳤다. 로디움 그룹은 2026년 9월 1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셈법의 기준은 ARR, 곧 연간반복매출이다. 낯선 말로 들릴 수 있는데요, 구독처럼 꾸준히 들어오는 매출을 1년 단위로 환산한 지표입니다. 로디움 그룹은 이 기준으로 오픈AI의 ARR을 400억 달러, 앤트로픽의 ARR을 650억 달러로 추산했고, 두 회사를 합치면 1050억 달러가 된다고 계산했다.

같은 기준으로 중국 쪽을 보면 바이트댄스가 40억 달러로 가장 크다. 알리바바가 24억 달러, Z.ai(옛 지푸AI)가 18억 달러로 뒤를 잇고, 문샷 10억 달러, 미니맥스 8억 달러, 딥시크 5억 달러 순이다. 여섯 곳을 모두 더한 105억 달러가 미국 두 회사 합계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매출에 견주면 기업가치는 어떻게 매겨졌나

매출과 비교해 보면 그림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기업가치를 ARR로 나눈 배수는 오픈AI가 34배, 앤트로픽이 21배였던 반면, 문샷은 50배, 딥시크는 163배에 이르렀다. 기업가치가 연간 반복매출의 몇 배로 매겨졌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죠. 매출 규모에 비해 높은 값이 붙어 있는 셈입니다.

로디움 그룹은 이 배수를 근거로 중국 AI 개발사들의 기업가치가 매출에 비해 과도하게 높게 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금의 출처도 짚었다. 중국 AI 칩과 서버 분야로 흘러간 투자금 가운데 60% 이상이 국영기업 등 정부 관련 출처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로디움 그룹의 로건 라이트 파트너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 사이의 자금 조달 격차를 문제로 꼽았다. 중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구하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 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봤다. 정부는 컴퓨팅 역량을 쌓을 하드웨어에는 돈을 대 왔지만 기업에 직접 자금을 내주는 데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격차가 첨단 AI 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 확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중국 AI 기업들의 자금이 주식시장과 정부 지원 중 어디에서, 얼마나 채워지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