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10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자리에서였습니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고용 증가폭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물가와 고용이 엇갈린 지표
이번 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습니다. 8월 상승률 3.4%와 시장 전망치 3.6%를 모두 웃도는 수준입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도 2.6% 올라 전망치 2.5%를 넘어섰습니다. CPI는 소비자가 실제로 사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모아 산출하는 지표입니다.
도매 물가인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습니다. 2022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시장 전망치 5.3%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PPI는 생산자가 내놓는 상품 가격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고용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2만9000명 늘었습니다. 시장 전망치 8만9000명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실업률은 4.2%로 높지 않지만, 신규 채용 흐름은 뚜렷하게 약해졌습니다.

워시 의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5~6개월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금리 인상 이후 세계 경제가 대체로 연준의 예상에 맞게 움직이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 실물경제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구조적 성장과 투자 급증 덕분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공급 능력을 키우는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며,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늘기 전에 수요를 먼저 자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워시 의장은 AI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물가 압력을 키우지 않으면서 생산 역량을 높이는 “긍정적인 공급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는 총수요가 먼저 불어나는 현상이 관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에 대규모 자본 지출과 차입 투자가 먼저 집행되면서 단기 수요와 물가를 자극하고,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공급 증가는 시차를 두고 뒤따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 부채와 국채 금리
IMF는 AI 투자가 세계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출자와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과 금융시장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빅테크와 AI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차입 투자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고부채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흔들렸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3%대까지 올랐다가 AI 관련 자산 조정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로 일부 하락했습니다. 국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기업대출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정부의 이자 비용에도 영향을 줍니다.
워시 의장은 AI가 일자리에 미칠 단기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 달인 11월 16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AI 관련 현장 청문회를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6월 그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해 출범시킨 ‘생산성 및 고용 태스크포스(TF)’가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청문회에서는 AI의 경제적 파장과 고용시장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연말쯤 연준에 통화정책 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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