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금리가 연 5%대를 돌파하고 국제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논의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 국내 차입 비용도 함께 상승하고, 달러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 신흥국의 자본 이탈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의 변동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 긴장에서 비롯됐다. 5월 4일 미군이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각국 선박을 빼내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하자 미·이란 간 직접적인 군사 대치가 벌어졌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고, 이란도 미 해군 함정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미사일 3발을 격추했으며, 석유산업단지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진: Pexels · Jan van der Wolf

선박 통항 위협이 확대되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4달러를 넘었다. 유가 급등은 곧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졌는데요, 미국에서도 물가 압박이 심해지면서 국채금리가 함께 치솟았다. 3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연 5%를 돌파한 것은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7월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끝난 것 같다"고 발언하자 시장 불안감이 증폭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하루 사이 6% 이상 급등했고, 영국과 독일의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했는데요, 금융 시장은 이를 미·이란 분쟁의 심화로 받아들였다.

다만 최근 들어 긴장 완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9월 26일을 기점으로 미·이란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가는 하락 흐름으로 돌아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5.16%로 소폭 내려앉으며 시장이 숨을 고르는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미·이란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과 국내 경제 전망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