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취임 6년(14일)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줄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국내 승용차 시장 합산 점유율은 70%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테슬라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고, 그룹은 차기 성장사업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11.4% 줄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74.5%였던 현대차·기아의 합산 비중은 69.8%로 낮아졌습니다.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시장 기준으로도 현대차의 감소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9월 국내 판매에서는 현대차가 4만902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7%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는 4만5705대로 6.7%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는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었고 신차를 기다리는 수요가 있었던 점을 감소 이유로 들었습니다.

전기차 등록 순위에서는 상반기 기준 기아가 7만386대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는 5만6147대로 2위에 올랐고, 현대차는 3만7014대로 3위에 머물렀습니다.

가격 인상과 20~30대 고객 이탈

가격 부담도 커진 상황입니다. 5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트림별로 300만~500만원 올랐고, 8세대 아반떼도 300만~400만원 비싸졌습니다. 아반떼 풀옵션 가격은 4234만원에 이릅니다. 반면 테슬라는 연초 모델Y 가격을 300만원 낮췄다가 7월 다시 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를 앞세워 모델Y는 7월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젊은 고객층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등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20~30대 신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30.3%로 1년 전보다 7.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4.3%로 9.6%포인트 올랐습니다.

자율주행 일정과 해외 판매

테슬라는 국내에서 '운전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레벨2+' 차량을 2028년 상반기에,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차량을 2029년 하반기에 양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아트리아 일정에 대해 "전략적으로 늦췄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도 지난해 12월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에서 "저희가 좀 늦은 편이 있다.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해외에서는 현대차가 9월 미국에서 7만7439대(제네시스 제외)를 팔아 9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같은 달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 전체 판매의 28%를 차지했습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에 하이브리드차 10종 이상을 투입해 그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유럽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13만1032대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마다 다른 파워트레인 전략을 짜는 한편, BYD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적자와 지분 구조

정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피지컬 AI는 로봇처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매출 1501억원에 순손실 5284억원을 냈습니다. 2021년 인수 이후 누적 손실은 2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올해 2분기에만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보유한 투자법인 HMG글로벌에 3159억원을 새로 출자했습니다. 정 회장 개인 지분은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인수 전 기준 22.6%입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6월 논평에서 정 회장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행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잔여 지분은 계열사가 인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부품 분류 작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