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를 노린 해외발 해킹 사고가 2년 9개월 사이 18건 발생했지만, 공격자가 누구인지 밝혀진 사례는 2건에 그쳤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집계를 공개하면서 드러난 내용이다. 해외에서 들어온 흔적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공격자를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집계에 따르면 2024년부터 최근까지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해외발 해킹 사고는 모두 18건이다. 이 가운데 공격 주체가 확인된 사례는 2건이고, 나머지 16건은 주체를 특정하지 못했다. 16건 중 13건은 공격에 쓰인 IP 주소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준에서 멈췄고, 3건은 공격이 시작된 곳 자체를 찾지 못해 ‘해외 국가 미상’으로 분류됐다.
주체가 드러난 두 건의 사고
주체가 확인된 사례 가운데 하나는 2025년 7월 발생한 서울보증보험 해킹 사고다. 국제 랜섬웨어 조직 ‘건라(GUNRA)’의 소행으로 확인됐으며, 서버가 감염되면서 서비스가 약 64시간 멈춰 섰다. 서울보증보험은 이 사고로 고객에게 1191만원을 배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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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발생한 바로저축은행 침해 사고도 공격자가 드러난 경우다. 랜섬웨어 그룹 ‘INC Ransom’이 직접 금전을 요구하면서 배후가 특정됐다. 공격자가 스스로 흔적을 드러낸 덕분에 주체를 가려낼 수 있었던 셈이어서, 나머지 사고와 대비되는 사례로 남았다.
IP만으로는 닿지 않는 공격자
주체를 확인하지 못한 사고 중에는 중국발로 추정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약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롯데카드 사고를 비롯해 SC제일은행, KB라이프생명 사고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미국과 베트남, 일본, 영국 등 10여 개 국가·지역에서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그렇다면 해외 IP가 확인된 것만으로 공격자의 국적까지 가려낼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격자 대부분이 IP 주소를 바꾸거나 가상사설망(VPN)을 거쳐 우회 접속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IP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만으로는 공격 주체를 파악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송언석 의원은 AI 기반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격 경로를 추적하고 실제 공격 주체를 식별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송 의원의 주장이다. 금융권이 막는 데서 그치지 않고, 누가 쳐들어왔는지 알아내는 힘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죠.
다음 관전 포인트는 공격 경로 추적과 주체 식별 기술 개발이 실제 금융권 보안 체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다. 18건 가운데 16건의 주체가 아직 가려지지 않은 만큼, 이 공백을 메우는 작업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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