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상위 20개 AI·반도체 종목의 시총이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1조달러(약 1340조원) 넘게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감소액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AI 대장주 엔비디아입니다. 이 기간 주가가 5.3% 떨어지면서 시총이 약 2910억달러(약 391조원) 사라졌습니다. 뒤이어 SK하이닉스가 2438억달러, 삼성전자가 2373억달러 줄었습니다.
하락은 메모리와 저장장치 업체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6개사의 시총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합쳐 1조900억달러(약 1463조원) 줄었는데요, 집계 시작일이 다르기 때문에 앞의 나흘 수치와는 별개의 숫자입니다.
15일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은 약세였습니다. 엔비디아는 1.8%, 인텔은 2.8%, AMD는 1.5% 내렸습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하는 델 테크놀로지스는 6.8% 급락했고, 마이크론은 등락을 거듭하다 1.9%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webp)
호실적 전망이 나온 TSMC도 흐름을 비켜 가지 못했습니다. 대만 TSMC는 올해 4분기 매출이 최대 543억달러(약 72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놨고,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TSMC 주가는 15일 대만 증시에서 2.0% 내렸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도 1.8% 하락했습니다.
금리 전망과 중국 업체의 기술 발표
같은 시기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퍼졌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지표가 나온 뒤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서 짓는 AI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커집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메모리 집적도를 높인 새 구조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2029년 메모리 공급과잉론이 제기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은 2028년에 엄청난 양의 램(RAM)을 생산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중국발 충격이 한국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영향이 있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있을 것이며 마이크론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AI 수요에 힘입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과거와 같은 가격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 급락
한국 증시의 낙폭도 컸습니다. 15일 삼성전자는 9.5%, SK하이닉스는 11.1% 급락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7.57% 내린 5554.22에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 낙폭이 9%를 넘으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요, 급격한 하락장에서 투자자가 판단할 시간을 주기 위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장치입니다.


.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