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수출과 생산 증가를 반영한 결과다.

AMRO의 성장률 전망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었는지 보면 한국 경제 상황이 얼마나 급변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지난 4월에는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는데, 3개월 뒤인 7월에 3.1%로 올렸다가, 또 석 달 만에 다시 0.2%포인트를 더 올렸다. 6개월 사이 무려 1.4%포인트가 상향된 것이다.

이렇게 급속도로 전망이 올라간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으면서 메모리칩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AMRO의 분석이다. 수출 호황은 국내 생산 증가까지 이어지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AMRO는 올해 물가상승률도 2.6%에서 2.7%로 소폭 조정했다. 다른 국제·국내 기관들도 비슷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7%로, 국내에선 정부가 3.0%,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2%를 각각 제시했다. 3%대 초중반의 성장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내년 전망은 다르다. AMRO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7%, 물가상승률을 2.3%로 전망했는데, 올해보다 낮아진 수치들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AMRO가 제시한 경고인데요. "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둔화될 경우 역내 수출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인 AI 시장이 지금만큼 강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성장도 따라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주식시장에 대한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가 주도하는 국면이 분명하다. 앞으로 인공지능 수요의 강도가 얼마나 유지될지,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내년 경제 성장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