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와중에 엔비디아가 주주에게 320조 원 규모의 수익을 돌려주기로 결정했습니다. AI 시대의 선점을 위해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다른 빅테크들과 달리, 엔비디아는 이미 그 투자의 수혜를 누리기 시작했다는 뜻이죠.

지난 8월 어닝시즌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5개사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미국 국내총생산의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죠.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강한 성장을 보고한 이들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이상 증가했고 아마존과 알파벳도 각각 4000억 달러(약 580조 원) 이상 올랐습니다.

사진: Pexels · Pavel Danilyuk

빅테크들이 이렇게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AI 연산 능력을 선점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애플 같은 기업도 메모리 공급 부족을 이유로 분기별 실적 전망을 낮춰야 할 정도죠.

엔비디아는 이러한 투자 열전의 최대 수혜자입니다. GPU와 AI 칩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이기 때문인데요.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앞으로 12개월간 메가캡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 규모가 약 8000억 달러(약 11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제품 구매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320조 원 규모 주주환원 결정은 이런 수익 증가를 반영한 조치입니다. 막대한 투자 자금을 써야 하는 다른 빅테크들과 달리, 엔비디아는 이미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했다는 뜻인데요.

투자의 수익성이 본격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수익이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만큼 증가하는 데는 수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현재 빅테크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보다는 설비투자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죠. 그렇기에 엔비디아의 주주환원은 현재의 투자 붐이 이미 수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정도 규모의 AI 투자가 정말로 장기적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 기술의 필요성 자체는 의심하지 않지만, 막대한 설비투자가 충분한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