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돈으로 뉴욕에 반도체 공장 세운다”… 트럼프, 28조 원 규모 ‘빅딜’ 성사
글로벌파운드리 운영·2만 8천 개 일자리 창출… 2029년 가동 목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 14일(현지시간) 일본으로부터 최대 210억 달러(약 28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유치해 뉴욕주 몰타에 대형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하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가 공장 운영을 맡게 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 내 산업 기반을 되살리고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길 수 있는데요. 왜 일본이 미국 땅에 세워지는 반도체 공장에 막대한 자금을 대는 것일까요? 바로 작년인 2025년, 미국과 일본이 체결한 역사적인 관세·투자 합의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은 미국에 총 5,500억 달러(약 738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고, 그 대가로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등에 부과하던 25% 이상의 고관세를 15%로 대폭 낮춰주기로 했죠. 이번 210억 달러 투자는 바로 이 거대 거래의 구체적인 결과물 중 하나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의 리더십 아래 미 상무부가 뉴욕주 몰타에 대형 반도체 제조시설 2곳 건설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 사업으로 약 2만 7,000개의 건설 및 공급망 관련 일자리와 1,000개 이상의 고숙련 제조업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이 투자금을 제공하고 글로벌파운드리가 기술과 운영을 맡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양국이 나눠 갖는 독특한 협력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새로 지어질 공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글로벌파운드리에 따르면, 첫 번째 공장에는 약 100억 달러가 투입되어 2026년 내 착공한 뒤 2029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공장이 돌아가면 연간 약 90만 장의 12인치(300㎜)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그리는 둥근 원판을 말하는데요. 추가로 100억 달러를 더 들여 두 번째 공장까지 완공되면 전체 생산 능력은 연간 180만 장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팀 브린 글로벌파운드리 최고경영자(CEO)는 “애플과 일본의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이 초기 고객사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단순히 투자만 유치하는 게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가 글로벌파운드리의 주식을 받게 되는 추가 협정을 발표한다”며 정부가 기업 지분을 직접 확보하고 있음을 공개했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끄는 미 상무부는 이미 글로벌파운드리의 지분 약 4%를 추가로 확보하는 협정을 맺었으며, 거래가 끝나면 정부 지분율은 7%까지 높아집니다. 현재 미 정부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 가치만 벌써 20억 달러(약 2조 6,800억 원)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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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 상무부는 기존의 반도체 보조금 9억 5,500만 달러(약 1조 2,800억 원)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첨단 기술 개발에 재배분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파운드리는 뉴욕과 버몬트주 생산 시설에 대한 자체 투자 규모를 50억 달러까지 확대해 실리콘 포토닉스 같은 차세대 기술 생산 능력을 키우기로 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외에도 한국과 대만으로부터 받은 투자 약속 역시 이와 같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발표는 미국이 타국의 자본을 활용해 자국 내 제조 시설을 확충하고, 정부가 직접 기업 지분까지 챙기며 실익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 정책을 보여줍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과 대만의 투자 약속이 언제, 어떤 규모의 실제 공장 건설로 이어지게 될지가 다음으로 지켜봐야 할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