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0.25% 포인트씩 올라갈 때마다 6개월 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2%씩 떨어진다는 공공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토연구원이 28일 공개한 '금리 상승기 주택시장 변동성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는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줍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로 올린 데 이어 연속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정책 결정이 실제로 주택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를 보여주는 분석이라 할 수 있죠.

시간 경과에 따른 영향도 흥미로운데요. 금리 인상 후 가장 큰 타격은 6개월 뒤 1.2% 하락으로 나타나지만, 12개월 뒤에는 1.1%, 24개월 뒤에는 0.9%로 점차 약해집니다. 국토연구원은 이를 통해 "금리 인상의 충격이 단기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진적으로 완화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즉 금리가 올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적응하고 안정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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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와 주택가격, 가계부채의 동시 안정화라는 목표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물가 오름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미리 금리를 인상해 향후 더욱 강한 긴축을 피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 금리를 조금씩 지금 올려서 나중에 급격한 인상을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놀라운 점은 금리가 올라도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금융기관 대출뿐 아니라 전세보증금, 증여·가족 간 차입, 주식·채권 매각 대금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주택 매입자금 조달을 보면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2021~2022년 15.7%에서 2026년 1~4월 23.6%로 높아졌고, 주식·채권 매각대금도 3.4%에서 6.6%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증여·상속도 3.7%에서 6.4%로 늘어나는 등, 금리 인상으로도 주택 구매 의욕이 식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국토연구원은 "금리와 시중 유동성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금리의 변화 경로뿐 아니라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규모와 경로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리 인상이 집값을 억누르는 효과가 있더라도 다른 자금 출처에서의 자금 유입이 그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 그리고 그에 따라 주택시장의 자금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