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발전, 핵융합, 지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에 투자하고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구글, 앤트로픽,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이 에너지 기업과의 제휴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는 단순한 에너지 확보를 넘어, AI 산업의 확장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앤트로픽의 성장 속도가 이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올해 초 연 매출 기준 90억 달러(약 13조 원)에서 4월 현재 300억 달러(약 45조 원)로 증가했으며, 3개월 만에 3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연 매출 100만 달러(약 15억 원)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 고객도 2월의 500곳에서 최근 1000곳 이상으로 두 배 늘었는데요. 이렇게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수입니다. 앤트로픽은 브로드컴과 구글과 협력해 2027년부터 3.5기가와트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빅테크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독일의 핵융합 스타트업 프로시마 퓨전에 투자했으며, 소형모듈원전(SMR)과 지열 발전에도 자금을 들이고 있습니다. 메타는 2035년까지 대규모 원자력발전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는데요.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에너지 회사를 단순 공급사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 나아가 투자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빅테크가 에너지 확보에 나선 배경은 명확합니다. AI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처럼 고객사가 급증하고 기업들의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기존 공급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AI 기술 경쟁은 이제 알고리즘이나 모델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안정적이고 대규모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기업의 서비스 확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 것입니다. 향후 빅테크들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얼마나 심화될지, 그리고 이것이 에너지 시장과 AI 산업 전체 구조에 어떤 파급을 초래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