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압록강대교를 차량으로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당일치기로 방문했습니다.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고, 다리가 최근 개통된 뒤 이뤄진 첫 방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앞선 다섯 차례 방중 때 전용열차나 전용기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신압록강대교로 검은색 차량 여러 대를 타고 넘어왔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는 인공기를 단 차량 행렬과 최근 완공된 신의주 세관 건물이 담겼습니다. 신압록강대교와 단둥 시내 주요 거리에는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내걸렸습니다.
첫 일정은 중국이 한국전쟁 참전을 기리는 항미원조기념관 방문이었습니다.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기념관에서 김 위원장을 맞았고, 두 사람은 함께 항미원조기념탑에 참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적은 한글 문구의 화환을 바쳤습니다. 기념관을 둘러본 뒤에는 친필 글귀를 넣은 사진을 기증했습니다.

참배를 마친 두 사람은 회담과 연회 자리에 마주 앉았습니다. 장소는 주요 외빈을 맞는 단둥빈관으로 추정됩니다. 왕 주석은 양국 우호 관계의 계승, 정치적 신뢰 심화와 협력 발전, 인적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 확대를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뜻을 밝혔습니다. “올해는 조·중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이라며 “중국과 함께 역사적 우호를 계승하고 실질적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단둥을 찾은 이유로는 “위대한 연대와 역사를 경건히 추억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이고 의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방문을 전한 보도에는 ‘피’라는 표현이 일곱 차례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중국 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우리 혁명을 피로써 도와준 역사를 영원히 대를 두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후에는 경제 현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김 위원장은 단둥의 황하이자동차 공장에서 버스 생산라인을 시찰했는데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설비를 살피고 버스에 올라 내부도 확인했습니다. 황하이자동차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인민지원군의 자동차 수리공장에서 출발한 업체로, 지금은 버스와 상용차를 주력으로 만들며 전기차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저녁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왕 주석은 다리 중간까지 나와 배웅했고, 김 위원장은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잇는 역사적 사명”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습니다.
방문 인사를 둘러싼 사실관계도 하나 정리됐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은 당초 김 위원장이 만날 중국 인사를 리창 총리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지만, 리 총리는 이날 단둥에 가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