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파운드리(GF)가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을 최대 2곳 짓고 운영하는 주체로 선정됐습니다. GF는 14일(현지 시각) 미·일 투자 협정에 따른 결정이라고 알렸습니다.

GF는 2009년 미국 반도체 기업 AMD에서 생산 부문이 떨어져 나와 출범한 파운드리 기업입니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위탁받아 만드는 사업을 말합니다. GF는 2015년 IBM의 반도체 제조 사업부를 사들였고, 2021년에는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몰타로 옮겼습니다.

이번 투자 규모는 최대 210억달러(약 28조2000억원)입니다. 건설 자금은 전액 일본이 댑니다. 일본은 지난해 타결된 미·일 무역 협정에서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최소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투자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임기 안에 미국 전략 산업에 5500억달러(약 737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사업은 일본 자금이 미국 반도체 제조 인프라에 직접 들어가는 첫 사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보조금을 미국을 위한 돈으로 바꾼 역사상 첫 번째 행정부”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수천 개 고임금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1공장 2029년 가동, 제2공장은 2028년 말까지 결정

우선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입해 제1공장을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입니다. 목표는 2029년 가동입니다. 완전 가동 시에는 300㎜ 웨이퍼를 연간 약 90만장 생산합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찍어내는 원판을 가리킵니다.

고숙련 제조업 일자리는 1000개 이상 새로 생기고, 건설과 협력업체 일자리까지 합치면 약 2만7000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몰타 부지는 인허가를 마쳤고 전력과 용수 같은 기반 시설도 갖춰져 있습니다. 제2공장은 시장 수요를 살핀 뒤 2028년 말 이전에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소유는 미·일이 나누고, 운영은 GF가 맡는 구조

시설의 소유권은 미국과 일본이 함께 갖고, 실제 운영은 GF가 기술과 인력을 대고 맡습니다. GF는 초기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최소 20년간 운영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공장 가동으로 생기는 잉여현금흐름은 일본이 투자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때까지 양국이 절반씩 나눕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번 돈에서 설비 투자 등을 뺀 여윳돈을 뜻합니다. 원리금 회수가 끝나면 미국이 90%를 가져갑니다. GF는 향후 10년간 약 30억달러 규모의 조정 잉여현금흐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주문처로는 애플과 일본 최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완성차 업체와 파운드리 사이의 첫 직접 공급 계약을 GF와 맺었다고 알렸습니다.

뉴욕 북부에 모인 반도체 생태계

몰타가 있는 뉴욕주 북부에는 2024년 기준 반도체·공급망 기업이 150곳 이상 있고, 3만4000여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몰타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올버니 나노테크 복합단지에서는 IBM, 마이크론, 도쿄일렉트론이 차세대 공정을 공동으로 연구합니다.

IBM은 2021년 이곳에서 세계 첫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2024년 이곳을 반도체지원법의 첫 대표 연구 거점으로 정하고, 극자외선(EUV) 노광 연구에 8억2500만달러를 배정했습니다. 노광은 빛으로 회로 패턴을 웨이퍼 위에 새기는 공정을 말합니다.

올해 7월에는 ASML의 4억달러 규모 차세대 노광장비 주요 부품이 이 지역에 반입됐습니다. 서쪽 클레이에서는 마이크론이 1000억달러를 들여 공장 4개를 지을 계획입니다. 뉴욕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이며, 첫 공장은 2030년 생산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