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3일 중간선거 전에는 어느 시점에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는 8일(현지시간) 결국 4% 넘게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발언이 나온 뒤 상승폭은 일부 줄었지만, 중동의 원유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가격은 끝내 내려오지 않았죠.

이런 긴장이 시작된 건 하루 전인 7일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의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액시오스는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가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에 대이란 군사작전을 다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지시문에는 구체적인 공격 날짜가 없었지만, 액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작전이 중간선거 이전에 실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8일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5% 넘게 치솟았습니다.

그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3.21달러(3.64%) 오른 배럴당 91.49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4.08달러(4.07%) 뛴 배럴당 104.28달러로 거래를 끝냈습니다.

유조선 피격 확대와 봉쇄 유지

공급 불안을 키운 요인은 군사작전 가능성만이 아니었습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카타르 북쪽 해역을 항해하던 선박이 전날 여러 발의 발사체에 피격돼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됐던 유조선 공격이 페르시아만 안쪽으로 번진 것이죠. 여기에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미국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시설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는 압력이 더해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기록적인 규모의 원유가 수송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어젯밤에만 2200만배럴이 통과했으며 이란에서 나오거나 이란으로 가는 원유는 단 1배럴도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란에 대한 봉쇄 조치는 전면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란의 경제와 군사 상황이 “매우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입장도 되풀이했습니다.

군용기 손실과 전쟁 비용

전쟁이 남긴 비용을 가늠하는 숫자도 함께 나왔습니다. 미국 방송 CNN은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전쟁 과정에서 군용기 81대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손상된 군용기의 총비용은 19억달러(약 2조5500억원)에서 33억달러(약 4조4300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손실의 절반 이상은 정보·감시·정찰과 근접 항공 지원, 전투 수색·구조 임무에 쓰이는 MQ-9 리퍼 드론이 차지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 F-35A와 조기경보통제기 E-3 센트리도 피해 집계에 포함됐습니다.

이란 전쟁에 들어간 전체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큰 최소 450억달러(약 60조4000억원)입니다. 다만 이 수치에는 중동 지역 미군 기지 인프라스트럭처 피해액이 빠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에도 이란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 둔 바 있어, 이번 발언은 그 연장선에서 나온 셈이죠.

다음 관전 포인트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실제로 재개할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