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들의 첫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저금리로 빌라와 오피스텔 구입을 지원하는 보금자리론을 내놨는데요.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상품의 연체율이 아파트 보금자리론보다 3배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책 설계와 현장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대상과 조건을 살펴보면,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연소득 7천만원 이하)이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보금자리론(연 4.90~5.20%)과 비교하면 연 3% 안팎의 훨씬 낮은 금리와 수도권 70%, 그 외 지역 최대 80%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제공하는데요. 정책 당국이 내세운 핵심은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면 2억원을 30년 만기로 연 3% 금리로 빌릴 경우 월 원리금이 약 85만원이 됩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원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월세를 내는 것과 달리 집이 내 것이 되니까, 정부는 이를 더 나은 선택지라고 본 것이죠. 계획상으로는 충분히 합리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정책 발표 이후 "굳이 빌라를 사야 하나"는 의문이 잇따랐는데요. 그 의문이 이제 연체율이라는 수치로 현실화된 것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먼저 담보평가 문제가 있습니다. 빌라는 아파트처럼 같은 단지 내 여러 거래가 많지 않아서, 금융기관이 감정평가를 통해 담보가치를 따로 산정합니다. 2억원에 거래된 빌라도 금융기관 평가로는 더 낮은 가치로 책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정책에서 약속한 LTV 80%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액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관리비입니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관리비 규정이 투명하지 않아서 관리회사가 일방적으로 관리비를 올리는 일이 빈번합니다. 월 85만원의 대출금으로 계획을 세운 청년도 관리비가 예상 밖으로 오르면 월납액이 크게 불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월세를 낸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비싼 부담을 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정부의 정책이 가정한 월세 수준의 부담은 현장에서 통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하반기 추진하기로 한 정부의 법 개정에서 빌라의 담보평가와 관리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