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하려는 신호를 보내는 와중에도,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 기준을 그대로 묶어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이너스통장 관리까지 강화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에 정해진 기준이 4개월 동안 한 번도 풀리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용대출 한도가 얼마나 고정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현황이 명확합니다.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새로 받으려면, 연소득 관계없이 최대 1억원까지만 가능합니다. 마이너스통장도 비슷합니다. 국민·우리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5000만원, 농협은행은 1억원이지만 연소득의 절반까지만 대출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한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관리까지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데요. 하나은행은 마이너스통장 약정 기간 동안 한 번도 돈을 빌려가지 않은 고객이 만기를 갱신할 때 한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더 나아가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3000만원을 넘는 고객의 기준을 강화했는데, 계약 종료 3개월 전에 한도 소진율이 10%를 밑돌면 만기 갱신 때 한도를 20%까지 축소합니다.
은행들이 이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금융당국의 요구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신용대출 규모를 계속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빚투'에 대한 우려인데요. 빚투란 빚내서 투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주식 시장 열기가 높았던 과거에 차용금으로 주식을 사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았고, 은행들은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증시 상황에 따라 빚투 열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현장 전선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신호가 현실의 대출 기준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관리 압박과 빚투 우려가 은행들의 의사결정을 더 크게 좌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계대출 규제 완화가 서민들의 체감으로 연결되려면, 은행권의 기준이 언제 변할지, 금융당국의 신호가 현장에 반영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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