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은행들이 20개월 동안 대출 기준을 150번 바꿨습니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한 이 변화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보증상품 신규 가입 중단, 신용대출 한도 제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면서 일반인들의 대출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한도의 급격한 축소입니다. 국민은행이 지난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고, 같은 시기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월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축소했습니다. 신한은행, 농협, 경남은행도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가입하는 보증상품(MCI·MCG)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고, 신용대출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가 일어난 배경은 명확합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정한 5대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약 4조3000억원)를 7월 중순 이미 달성해버린 것입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4조6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정부 한도를 넘어서게 된 셈이죠. 은행들은 이제 월별로 대출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기준을 자주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제로 집을 사고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의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한도가 줄면 같은 금액의 집을 구입할 때 자기 자금을 더 많이 들여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8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8월 기준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40%에 도달해 3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 된 상태입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규제를 우회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기준이 엄격해질수록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 제2금융권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인데요. 금융 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규제 밖 영역으로의 자금 이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별 관리나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 범위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상황을 보고 있으며, 필요하면 추가 자율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50회의 기준 변경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은행들이 월별로 기준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 규제를 우회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얼마나 흘러갈지가 주목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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