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집값 상승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대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이 내놓은 업무 현황 보고에는 “단기적으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 담겼다. 정부가 8월 13일 금융 종합대책을 내놓은 뒤에도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의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지역마다 엇갈리는 집값
주택시장의 흐름은 지역에 따라 갈린다. 한국은행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8월 이후 강남 3구에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오름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는 상승 폭이 크게 넓어졌다. 올해 1~7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에서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차지한 비중은 서울 외곽 95.8%, 경기 규제지역 9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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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지역들의 집을 사는 돈은 어디서 나올까요? 한국은행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연초 세운 총량관리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고 짚었다. 정부는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정했다가, 8월 13일 금융 종합대책에서 3.0%로 올렸다. 목표를 올린 이유로는 주택공급 촉진과 실수요자 자금 애로 완화가 내세워졌다. 한국은행은 이번 대출 증가세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지역에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집값의 40%까지만 빌려주지만,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은 같은 규제지역에서도 70%까지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짚였다.
금리와 경기가 맞물리는 지점
한국은행은 여기에 금리 환경을 더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10년 만기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은 “향후 국내 금융시장 여건을 긴축시키고, 주요 가격 변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장기금리가 함께 움직이면 국내 시장금리도 추가로 오를 압력을 받고, 가계와 기업이 빌리는 돈의 값인 조달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흐름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고 소득 여건 개선이 소비 같은 내수로 번지면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봤다. 다만 한국은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득 개선 정도가 부문마다 달라서,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이들 부문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맞물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한국은행은 봤다. 환율에 대해서는 원화가 7월 이후 미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보다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의 약세 흐름을 되돌렸다고 평가했다. 대외 차입 여건과 외화 유동성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는 중동 사태 장기화, 미 국채금리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꼽혔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실제로 집행돼 공급 부족 우려가 얼마나 가라앉는지, 그리고 주요국 장기금리 흐름이 국내 대출금리로 얼마나 전해지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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