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의 페인트 원료 제조 공장인 대원산업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필리핀 국적 이주노동자 조이 칸토(46)를 포함한 3명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났지만, 유족들은 어제인 27일에서야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최근 4년간 해당 공장에서만 4건의 화재가 반복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이 칸토는 지난 2017년 한국에 들어와 9년 동안 대원산업에서 묵묵히 일해온 숙련된 노동자였습니다. 필리핀에 있는 아버지 로만 칸토(66)에게 "돈을 많이 벌어 아버지가 더 이상 일하지 않게 다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던 든든한 장남이었죠. 하지만 지난달 갑작스러운 폭발 사고는 그의 소박한 꿈을 순식간에 앗아갔습니다. 동생 렉시발 칸토(40)는 비자와 여권 발급 문제로 사고 한 달 만인 지난 20일에야 한국 땅을 밟아 형의 빈소를 차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고가 발생한 공장의 과거 이력인데요. 대원산업에서는 2022년 기름보일러 화재를 비롯해 최근 4년 동안에만 무려 4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생 렉시발은 "2024년 겨울 형과 통화할 당시에도 공장에 불이 났었다고 기억한다"며 반복되는 사고 위험을 형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나쁜 사람들도 많고 죄를 지은 사람들도 따로 있는데, 왜 하필 내 형이어야 합니까. 형은 너무나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 렉시발 칸토(고 조이 칸토의 동생)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회사 측과 유족 간의 협의는 조금씩 진척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원산업 관계자는 "회사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질타받는 것이 당연하며,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그리고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 간 차별 없는 배·보상 합의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비단 한 공장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산업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안전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렉시발은 형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외국인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선되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반복된 화재 징후를 방치한 결과가 참혹한 인명 피해로 이어진 만큼, 수사 기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