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는 미국에, 법정도 미국으로
AI Summary
AMEET AI 분석: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한국 대신 미국 법정을 택한 것은 국내 법적 절차의 한계와 해외 소송의 이점을 보여주며, 기업의 안전 관리 및 책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
증거는 미국에, 법정도 미국으로
강력한 증거개시 제도 vs 국내 문서제출명령의 한계
2024년 12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사망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사고 현장도 한국입니다. 그런데 일부 유가족들은 한국이 아닌 미국 법정을 택했습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입니다. 왜 한국을 두고 미국을 택했을까요?
유가족들은 2026년 9월 초 미국 워싱턴주 서부연방법원에 보잉을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고기인 B737-800의 설계와 제어계통, 인증·시험 자료를 확보해 기체 결함 여부를 검증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국내에도 법원의 문서제출명령 제도가 있지만, 미국의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제도와는 차이가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허위 진술을 하거나 자료 제출 의무를 위반했을 때 법원이 강한 불이익을 부과합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증거를 더 적극 제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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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측 대리인인 임치영 법무법인 씨앤와이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허위 진술을 하거나 자료 제출 의무를 위반했을 때 소송상 불이익이 크다"며 "증거개시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손해배상 체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 법원은 사망 사고의 위자료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개별 피해와 증거를 직접 검토해 정신적 고통 등을 판단합니다. 같은 사고라도 배심원의 판단에 따라 배상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재판이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보잉은 9월 11일 미국 법원에
"한국에서 재판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불편한 법정지(FNC) 신청을 냈습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미국 소송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 유가족 측은 항공기 설계·제조의 핵심 증거가 미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 변호사는
"관련 증거 상당수가 미국에 있고 보잉 역시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국내 기업들도 핵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원을 활용해왔습니다. 2019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증거개시 제도로 상대 기업의 내부 이메일과 전산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에 2조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분쟁을 종결했습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비슷한 방법을 썼습니다.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가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모욕하는 루머를 올렸지만 운영자의 신원을 알 수 없었습니다. 스타쉽은 2023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증거개시를 신청해 유튜브 계정 정보를 가진 구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여 운영자의 이름과 주소를 확보한 후 국내에서 민·형사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선택지는,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도 그 증거와 핵심 고리가 미국에 있으면 더 강력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유가족들이 무안공항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미국 법정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미국 법원이 보잉의 FNC 신청을 어떻게 판단할지, 그리고 증거개시 제도를 통해 어떤 자료들이 공개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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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
- Type
- news
- Access
- public
- Category
- 시장 동향
- Published
- 2026. 0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