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물가 상승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압박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비용의 급등이 주요 원인인데, 이는 이란과의 분쟁이 불러온 유가 급등까지 맞물려 있습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3%를 넘어섰습니다. 4월 기준 인플레이션율은 3.0%인데, 3월의 2.6%에서 한 달 새 0.4%포인트 뛰었습니다. ECB의 목표 물가는 2%이므로, 현재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에서 1%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입니다. 이 상승분의 대부분은 에너지 비용 때문입니다. 반면 에너지와 식료품 같은 변동성 높은 항목을 뺀 기저 인플레이션은 2.2%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도 3.2%에서 3.0%로 소폭 둔화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이토록 뛴 배경에는 이란 분쟁이 있습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했고, 유럽은 특히 천연가스 시장의 혼란에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난방과 전기 요금부터 생활용품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에 직결됩니다.

ECB는 이런 압력에 이미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6월에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는데, 이는 2023년 이후 처음 금리를 올린 것입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과 개인의 차입 비용이 높아져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고, 이것이 물가 상승을 억누르는 메커니즘입니다. 당시 인상의 배경도 이란 분쟁으로 불거진 인플레이션 압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ECB가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 참가자들은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ECB로 하여금 추가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일 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ECB 입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에너지 충격인지, 아니면 임금 상승 같은 구조적 요인까지 포함하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인데요. 만약 에너지 가격 상승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에 빠지면, 유가가 다시 내려와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MHA의 경제연구 담당자는 "단기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구조적으로 굳어져 임금과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번질 위험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ECB가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