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한 달 내내 힘을 쓰지 못한 사이, 반도체 업종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형주가 아니었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KRX 주가지수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KRX 반도체' 지수로, 11.42% 올랐다. 반도체 공정에 쓰는 재료와 부품, 장비를 만드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2위와 3위에 오른 'KRX 중형 TMI'와 'KRX 소형 TMI' 지수가 각각 7.71%, 7.27% 오른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꽤 크게 벌어진 셈이죠. 이 지수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와 함께 주성엔지니어링, 리노공업, 원익IPS, 심텍, 이오테크닉스 같은 소부장주가 여럿 들어 있다.
대형주가 내려갔는데도 지수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소부장주들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정규장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78%, SK하이닉스는 6.25% 떨어졌지만, 주성엔지니어링은 37.46% 급등했다.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3조3588억 원 늘어나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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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종목들의 움직임도 비슷했다. 리노공업은 27.58%, 원익IPS는 15.46%, 심텍은 41.87%, 이오테크닉스는 17.36% 올랐다.
대형주는 내리고 소부장은 오르고
같은 기간 코스피는 4.72% 떨어졌지만 코스닥 지수는 9.90% 올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반도체 소부장주가 채우고 있어서 두 시장의 흐름이 엇갈린 셈이죠. 세계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3%를 넘나들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매수세가 소부장주로 몰리는 배경을 두고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 증설"을 꼽았다. 이에 따라 2027년 장비 시장 전망치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몰렸던 수급이 완화되면서 반도체 소부장과 IT 하드웨어 중심으로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고금리 환경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 전반으로 반등이 번지는 단계까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실적 발표 기간이 시작된 만큼 AI 관련 실적 기대가 금리 부담을 이겨낸다면 추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실적 발표 기간에 반도체 기업들의 성적표가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채울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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