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출금이 재개된 뒤 약 9시간 30분 동안 36억4000만달러(약 4조8500억원)가 순유출됐습니다. 바이낸스는 11월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공지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출금이 재개된 시점은 11월 1일 오후 3시(한국 시간)이며, 집계는 11월 2일 오전 0시 30분까지 이뤄졌습니다.

같은 기간 계좌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46억4900만달러(약 6조2000억원)였습니다. 반대로 새로 들어온 자금은 10억10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에 그쳤습니다. 순유출액은 바이낸스가 10월 28일 기준으로 집계한 전체 운용자산 1710억달러의 2.1% 수준입니다.

사진: Pexels · Ann H

해킹 경위와 출금 재개 과정

바이낸스는 10월 29일 가상자산 63억달러 상당이 해킹으로 무단 인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발생한 단일 해킹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공격자들은 바이낸스 엔지니어의 노트북을 침해한 뒤 거래 승인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들어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이후 바이낸스는 출금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보안 점검을 마친 뒤 11월 1일부터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다시 열었습니다. 출금이 막혀 있던 기간이 끝나자 이용자 자금의 이동이 한꺼번에 몰린 셈인데, 이 과정에서 유출액이 유입액을 크게 웃돈 것입니다.

북한 해킹조직 지목과 자금 이동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0월 31일 성명을 내고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이번 공격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직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가 탈취된 사건에서도 FBI가 배후로 지목한 곳입니다.

FBI는 이번에 탈취된 가상자산을 주로 이더리움(ETH)으로 바꾸는 정황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이고, ETH는 이 네트워크에서 쓰이는 코인입니다. 자산을 다른 종류로 바꿔 흐름을 흐리는 방식은 가상자산 탈취에서 자주 거론되는 수법입니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엑스를 통해 “서비스가 안전하게 복구되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약속은 분명하다”며 해킹 손실을 이용자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