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6일 갤럭시 S26 시리즈와 Z 폴드8·플립8 등 최신 플래그십 모델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했습니다. 인공지능(AI)이 해킹 과정을 자동화하는 공격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기 안에서 AI 기능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기기 내 AI)를 중심으로 디지털 지갑(월렛)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앙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을 줄이고,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 자체를 요새처럼 지키는 방식입니다.

삼성전자, 침투 경로 차단과 보안 금고 격리

이번 업데이트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치명적 취약점과 삼성전자 자체 보안 취약점인 ‘SVE’ 항목을 대거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진이나 영상 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어 기기 안으로 침투하는 경로가 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영역의 취약점도 차단했습니다. 여기에 일반 앱 공간과 결제 정보, 신분증을 담는 보안 금고를 나눠 관리하는 ‘작업 공간 분리 관리(WSM·Workspace Management)’ 기능의 잠금도 더 단단히 조였습니다. AI가 일반 앱 공간을 뚫고 들어와도 최종 보안 금고는 지키도록 설계를 강화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같은 보안 기능을 가전 제품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에는 자체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넣어 해킹과 사생활 침해 우려를 차단했습니다. 이 제품은 올해 6~7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선두를 되찾았습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중국산 제품이 주도해 온 곳이었습니다.

애플과 구글의 하드웨어 보안

애플은 최근 정례 보안 업데이트로 운영체제 전반의 잠재적 취약점을 미리 막았습니다. 스마트폰의 메인 프로세서와 완전히 분리된 하드웨어 기반 보안 하위 시스템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lave)’가 지갑 보안의 중심을 맡고 있습니다. 결제 데이터와 페이스 아이디(Face ID), 옵틱 아이디(Optic ID) 같은 민감한 생체 정보는 이 시스템의 전용 메모리에 안전하게 보관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단말에 탑재된 전용 하드웨어 보안 칩 ‘타이탄 M2(Titan M2)’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수준의 보안 기준을 적용한 타이탄 M2는 결제용 암호 키와 사용자 생체 데이터를 외부에서 강제로 조작하거나 추출하지 못하도록 보호합니다. 구글은 매월 정기 보안 패치인 픽셀 업데이트를 통해 관리자 권한을 빼앗는 취약점도 신속히 막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권 해킹과 국감 발언

국내에서는 금융권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보안 대응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 “AI 공격은 AI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안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망분리 완화도 추진한다고 말했습니다. 망분리는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물리적으로 나눠 외부 인터넷과의 연결을 차단하는 보안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