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시에서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5.323%까지 올라 수년 만의 높은 수준에 다다랐음에도, 기술주들의 강세로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입니다. S&P500은 0.45%, 나스닥 종합은 0.76% 올라 27,400.23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지난 주말의 고용 보고서가 있습니다. 예상을 밑도는 고용 실적이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이달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거든요. CME그룹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0%로 보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자 성장주와 기술주의 수익성이 높게 평가되기 시작한 셈이죠.

사진: Pexels · Nataliya Vaitkevich

기술 대형주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습니다. 엔비디아는 1.1% 올라 종전 최고가에 근접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각각 1% 이상 상승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4% 이상, TSMC도 2.5% 올랐습니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더욱 눈에 띕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양사가 긴밀한 파트너"이며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 주가가 9.5%까지 올랐거든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행보는 달랐습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ADR, 샌디스크 등은 각각 1% 안팎 내렸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미국 서비스 부문 활동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신호인데, 앤더슨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설립자 피터 앤더슨은 다른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금리 인상이 주식 시장 상승세를 꺾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도 "주식시장이 금리 추가 인상을 감행할 만큼 충분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도 긍정적 신호를 내놨습니다. S&P500 지수 구성 종목의 중간값이 전년 대비 9%의 수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업들이 "이번 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죠.

흥미로운 점은 국채 금리 상승이 금리 인상 우려와는 별개의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도 국채 수요를 줄여 금리를 밀어올렸거든요. 10년물 금리는 4베이시스포인트(bp) 올랐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는 오히려 약해진 모습입니다. 12월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만큼, 향후 경제 지표와 연준의 정책 신호가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