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10곳이 올해 상반기에 거둔 당기순이익이 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에요. 금융감독원이 8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NH, iM, BNK, JB, 한국투자, 메리츠 등 10곳의 6월 말 기준 연결 순이익이 이만큼 쌓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원, 13.7% 늘어난 규모죠.
이 금액은 지난해 한 해 순이익 26조7000억원의 65.9%에 해당합니다. 반년 만에 한 해 실적의 3분의 2 가까이를 채운 셈이죠. 금감원은 그 배경으로 증시를 꼽았습니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수수료와 유가증권 이익이 늘었고, 환율과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 이익도 크게 불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이익이 어느 업권에서 늘었는지가 궁금해지는데, 업권별 숫자를 보면 흐름이 엇갈립니다.
은행은 줄고 금융투자는 늘었다
업권별 개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금융투자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조1000억원, 72.8%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보험과 여신전문금융사도 각각 2000억원, 5000억원씩 이익을 더했어요. 반면 은행은 같은 기간 8000억원, 7.9% 줄었습니다. 금융지주 전체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이익이 불어난 업권과 줄어든 업권이 갈린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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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규모를 보면 이 흐름이 조금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6월 말 기준 금융지주 연결총자산은 4391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23조6000억원, 8.0% 늘었습니다. 업권별 비중은 은행이 71.3%로 가장 크고, 금융투자가 14.5%, 보험이 7.1%, 여신전문금융사 등이 5.7%로 뒤를 잇습니다. 자산 비중이 가장 큰 은행의 이익은 줄었고, 비중이 그보다 작은 금융투자의 이익은 크게 늘어 두 지표가 반대로 움직인 모습입니다.
자본은 나아졌고, 건전성은 엇갈렸다
자본 지표는 전반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상반기 은행지주의 BIS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3.36%로 지난해 말보다 0.21%포인트 올랐습니다. 총자본비율은 15.75%, 기본자본비율은 14.91%로, 모두 규제 비율을 웃돌았습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비율이라, 이 수치가 올랐다는 것은 손실을 버틸 힘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죠.
그런데 자산 건전성 지표는 일부가 뒤로 밀렸습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로 6개월 전보다 0.08%포인트 올랐습니다. 이 비율은 빌려준 돈 가운데 제때 갚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대출의 비중을 뜻합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96.5%로 같은 기간 10.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떼일지도 모르는 돈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준비금의 비율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뜻이에요. 부채비율은 33.1%로 0.9%포인트 나빠졌고,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6%포인트 오른 117.3%로 집계됐습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사가 자회사에 출자할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여력이 크다고 금감원은 설명합니다.
금감원은 이런 흐름을 두고 실적은 견조하지만 부실채권 비율이 오르고 있고, 시장 변화에 민감한 금융투자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위험 자산이 늘어난 만큼 숨은 위험을 점검하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살피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지주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부실채권 비율과 금융투자 비중이 하반기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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