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주 수요일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등 일본 맥주 대기업 4곳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맥주와 기타 음료의 가격을 미리 짜고 함께 올렸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고, 독점금지법을 어겼다는 의혹이 조사의 바탕입니다. 조사 대상인 4개 회사는 일본 국내 맥주 시장의 90% 이상을 함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와나리 히로오 사무총장은 조사가 시작됐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4개 회사는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무엇을 의심받고 있나

일본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영업 책임자와 임원들이 오랜 기간 비밀리에 만나, 소매 가격을 올리는 시기와 폭을 맞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상 폭은 한 번에 몇 엔에서 수십 엔 수준이었습니다. 담합은 경쟁 관계의 회사들이 미리 짜고 가격을 맞추는 행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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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번에 조사가 시작됐을까요? 마이니치 신문은 도매업체가 제품을 슈퍼마켓, 편의점, 술집, 음식점에 넘기는 과정에서 가격에 미친 영향이 컸기 때문에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했습니다. 마이니치는 맥주 회사들이 가격 경쟁을 피하고 이익을 확보하려고 협력했다고 공정위가 의심하고 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마트나 술집에서 소비자가 내는 돈이 올랐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이니치의 설명입니다.

가격은 어떻게 올랐나

일본의 맥주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3조 8000억 엔, 약 243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인구가 줄고 젊은층의 음주 습관이 바뀌면서 전체 주류 소비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래도 맥주가 전체의 30%를 차지했고, 맥아 함량이 적거나 거의 없는 발포주와 제3맥주가 합쳐 11.9%를 차지했습니다. 맥아는 맥주를 만드는 데 쓰는 보리 싹을 말합니다.

4개 회사는 원재료와 물류비가 오른 것을 이유로 맥주와 발포주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려 왔습니다. 2022년 10월과 2023년 10월에 올렸고, 가장 최근에는 4월에 인상했습니다. 네 회사가 같은 시기에 가격을 올렸다는 점도 이번 조사의 주요 배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공정위가 이번 사안을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 특히 중대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형사 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압수수색 이후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4사의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3개월 전 일본 아이스크림 제조사 6곳을 상대로 담합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데 이어 나온 것입니다.

앞으로는 공정위가 조사 범위를 어디까지 넓히고, 형사 고발 여부를 어떻게 정할지가 지켜볼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