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가 임직원 고용계약에 퇴사 후에도 평생 적용되는 비방금지 약정을 넣어 온 사실이 3일(현지시간) 드러났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재직자들은 이 조항이 AI의 잠재적 위험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게 한다며 삭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방금지 약정은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계약 조항입니다. 재직자들은 이 약정이 회사를 떠난 뒤에도 효력을 가져, 연구자들이 AI 기술의 문제를 외부에 알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보복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내 반발과 전 직원의 공개 발언
재직자 한 명은 “이 기술은 미치는 영향이 정말 크고, 변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중은 알고 싶어 하고 알 권리가 있다”며 “실제 피해와 잠재적 피해를 사람들이 알게 되는 길은 이런 공개 발언뿐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내 메시지 플랫폼에서는 최근 임직원 수십 명이 계약 문구를 놓고 논의를 벌였습니다. 일부는 비방금지 조항을 직접 비판했고, 일부는 ‘1984’라는 글자가 담긴 이모지를 올렸다고 이 재직자는 전했습니다. ‘1984’는 조지 오웰이 전체주의와 집단 감시, 사상 검열의 공포를 그린 소설입니다.
논란의 출발점은 전 딥마인드 직원 소피아 리구오리였습니다. 리구오리는 지난달 한 영국 방송 인터뷰에서 구글의 군사용 AI 개발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계약에도 비방금지 약정이 있지만 그 제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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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알려진 뒤 영국 딥마인드 재직자들이 각자 계약서를 확인했고, 같은 조항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재직자 한 명은 이 조항을 법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법적으로 집행할 수 없는 조항이라면, 그 조항을 두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영국 법은 공익을 목적으로 회사의 행위를 외부에 알리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합니다.
구글의 입장과 재직자들의 요구
구글 측 입장은 두 갈래로 나왔습니다. 구글의 한 임원은 지난달 30일 비방금지 조항을 둘러싼 사내 논의에 답하며, 회사가 퇴직자에게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3일에는 공보 담당자가 이메일로 입장을 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안전과 책임에 관한 열린 대화를 장려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신규 입사자 계약 조건을 개정했고, 고용관계가 끝난 뒤에도 비방 금지 조항을 적용하도록 한 부분을 삭제했다고 말했습니다. 직원이 최고위 경영진에게 우려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내부 창구도 따로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재직자들의 요구는 이보다 넓습니다. 신규 계약만이 아니라 기존 고용계약에서도 해당 조항을 완전히 지워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구글은 초기에 ‘악한 일을 하지 말자’(Don't be evil)를 사훈으로 내걸었습니다. 임직원이 회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로도 알려졌고, 경영진은 내부의 이견을 환영하는 것을 자랑스러운 회사 문화로 내세워 왔습니다.
2018년에는 미국 국방부에 드론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문제로 임직원들이 반대 청원에 서명하자, 구글이 계약 갱신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최근 직원들의 시위를 강경하게 단속하고 있고, 그 청원을 계기로 도입했던 군사용 AI 관련 제한도 삭제했습니다.
2024년 4월에는 이스라엘군과의 협력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사옥에서 시위와 점거 농성을 벌였습니다. 구글은 바로 다음 날 직원 28명을 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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