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넷리스트와의 특허소송을 라이선스 계약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10월 6일(현지시간) 넷리스트의 특허 사용권을 5년간 보유하는 대신 총 6억 달러(약 8천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올해 4분기부터 2031년 3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3천만 달러씩, 총 20개 분기에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죠.

마이크론이 얻는 건 서버용 메모리 모듈과 고대역폭 메모리(HBM)라는 핵심 기술들의 특허 사용권입니다. 인공지능 서버에 쓰이는 기술인데, 지금까지 소송 때문에 자유롭게 쓰지 못했던 것이죠. 마이크론은 추가로 넷리스트의 보통주 1천만 주를 100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으며, 이 주식은 발행일부터 매년 20%씩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팔 수 있도록 제한이 설정됐습니다.

양사가 합의에 이른 건 분쟁이 거의 끝날 무렵입니다. 넷리스트는 2024년 5월 마이크론을 상대로 한 특허소송에서 이미 4억 4천5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거든요. 하지만 싸움은 계속됐습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론이 HBM 등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품 수입 금지를 청구했는데요. 이번 합의로 그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됩니다.

넷리스트의 홍춘기 대표는 "이번 계약이 우리 AI 메모리 기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허권자가 소송으로만 이기는 게 아니라 기술 사용료를 받으면서 기업 간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결과는 이미 삼성전자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지난 8월 삼성전자는 넷리스트와 1조 3천억원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보통주 1천만 주를 매수하기로 했거든요. 고급 메모리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특허권자의 협상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넷리스트의 ITC 제소가 이번 합의로 어떻게 귀결될지, 그리고 업계에서의 특허권 분쟁이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가 남은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