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간밤에 약 7bp 뛰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6% 내린 5,403.17로 출발했습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맺는 일종의 보험입니다. 프리미엄이 오르면 시장이 해당 기업의 부도 위험을 그만큼 높게 본다는 뜻입니다. 1bp는 0.01%포인트입니다.

네오클라우드에서 빅테크로

지금까지 이 우려는 코어위브 등 규모가 작은 네오클라우드 기업에 주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네오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GPU)를 대규모로 사들여 AI 개발 기업에 빌려주는 신흥 클라우드 기업을 가리킵니다. 설비를 짓기 위해 빚을 많이 낸 만큼, 금리가 오르거나 자금 조달이 막히면 유동성 부담을 가장 먼저 받는 구조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최근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매크로 부담과 AI 신용, 수익성 우려가 중첩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스페이스X와 슈퍼마이크로의 실적이 AI 투자 심리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짚었습니다. 반면 잇따른 메타와 테슬라의 실적에는 시장 반응이 냉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메타는 대규모 설비투자로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테슬라는 설비투자(CapEx)가 47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줄었고, 연간 투자계획도 하향 조정했습니다. 앤트로픽은 현지시간 14일 올해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5% 증가한 168억 달러라고 공개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의 중심이 되는 기업들은 여전히 막대한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이 점이 당장의 부도 위험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위기가 온다면 관심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소외된 기업들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신용등급 CCC 수준 정크본드의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증시 낙폭과 수급

이달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5.02% 하락했습니다. 코스피는 22일 종가 기준으로 19.07% 내리며 낙폭이 더 컸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0.16%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17% 내렸습니다. 일본과 대만 증시 낙폭은 각각 5.76%와 3.96%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합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진정되는 모습이나 이를 흡수할 매수 주체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데다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까지 줄면서 시장의 가격 충격 흡수력이 약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개장 전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하락은 과도하나 문제는 저점 매수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후 1시 31분 기준 코스피는 0.67% 내린 5,496.53을 나타냈고, SK하이닉스는 2.86% 오른 125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