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자금을 빌렸던 사람들이 갚지 못한 돈을 주택금융공사가 금융기관에 대신 갚아주는 일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2년 3053억원이던 대위변제액이 3년 만에 7283억원으로 138.6% 증가했는데, 올해 7월 말까지만 해도 이미 4490억원이 집계된 상황입니다.

금융기관에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전세자금보증 사고 건수는 2022년 9728건에서 지난해 1만5415건으로 58.5% 늘었고, 사고 금액도 4909억원에서 8544억원으로 74.0%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이 추세가 계속되는 중이죠. 올해 7월 말까지 사고 건수만 9004건, 사고 금액은 5277억원에 달하고 있는데요.

더 주목할 점은 보증 공급은 줄었지만 대출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는 오히려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전세자금보증을 받는 사람의 수가 2022년 74만426건에서 지난해 62만3660건으로 15.8% 감소했고, 보증 금액도 54조6800억원에서 49조2055억원으로 약 10% 줄었습니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갚아야 하는 돈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사고율이라는 지표를 보면 이 추세가 더 선명합니다. 전체 전세자금보증 사고율은 2022년 0.55%에서 올해 7월 말 1.20%까지 올랐습니다. 2배를 넘긴 수준인데, 특히 청년층에서 더 심각하죠. 20대 이하의 사고율은 2022년 0.65%에서 올해 7월 1.50%로 2.3배 높아졌고, 30대는 같은 기간 0.38%에서 1.10%로 2.9배 뛰었습니다.

올해 7월 말 기준 사고 금액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2511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40대 1044억원, 20대 이하 954억원, 50대 482억원 순이었는데, 결국 대출이 가장 많은 연령대인 30대가 가장 많은 돈을 못 갚으면서 주택금융공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두드러집니다. 올해 7월 말 기준 사고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으로 3.05%입니다. 2022년 0.52%였던 것을 생각하면 약 5.9배 상승한 수준입니다. 부산도 0.57%에서 1.88%로 약 3.3배 올랐고, 전북과 경북은 각각 1.86%, 인천은 1.63%로 집계됐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대출을 갚지 못해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갚아준 돈이 불과 3년 만에 2배 넘게 불어났다는 것은 서민·청년층의 상환 여력이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20·30대와 일부 지역의 사고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만큼 단순한 사후관리를 넘어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지원하는 선제적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