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금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수만 명이 참가해 국가 연금을 지켜 달라고 외쳤고, 높은 물가와 주거 문제에도 항의했습니다. 국가 연금은 다음 달 29일 치러지는 총선의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아토차역에서 그란비아까지

약 2만5천명이 마드리드 아토차역에서 주요 쇼핑가인 그란비아까지 행진했습니다. 고령층이 많았던 시위대는 "우리의 연금을 보호하고 보장하라", "오늘, 그리고 장래에도 제대로 연금을 줘야 한다"는 문구의 팻말을 들었습니다. "빵, 지붕(주거권), 자유"라는 팻말로 먹고살 권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참가자들도 있었습니다.

사진: Pexels · Christian Wasserfallen

참가자들의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64세 필라르는 "연금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어진 주택난 시위에도 찬성한다며 "주택난이 청년들을 일깨운 것 같다"고 덧붙였고, 연금뿐 아니라 교육과 보건 같은 공공부문을 위해서도 대중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공무원인 38세 후안 페르난데스는 은퇴 뒤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어떤 형태의 연금 '민영화'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총선 앞 엇갈리는 정당들

연금 문제를 두고 정치권도 맞서고 있습니다. 보수 야당 국민당의 에스테르 무뇨스 하원의원은 현재의 연금 제도가 붕괴할 위기에 놓였다며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집권 사회노동당은 이에 맞서, 우파 진영이 물가 상승에 연동해 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현 제도를 약화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당 대표인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는 선선을 통해 정권 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물가 연동 연금 제도는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사회노동당은 국민당이 제도를 바꾸려 한다는 공세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연금 체계와 이어지는 주택난 시위

스페인 연금은 현재 일하는 사람들의 기여금으로 은퇴자에게 연금을 내주는 부과방식입니다. 헌법은 국가가 지급액을 적정 수준으로 보장하고 조정하도록 정하고 있어, 국가의 부담이 따르는 구조인데요. 스페인에서 국가 연금을 받는 사람은 680만명입니다. 지난달 기준 1인당 월평균 수급액은 1천576유로입니다.

거리에 나온 또 하나의 이유는 주거입니다. 스페인에서는 87세 노인의 강제 퇴거에서 시작된 주택난 항의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는 이웃 나라 포르투갈로도 번져, 리스본 등지에서 주거비 상승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