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24일(현지시간) 고물가와 정부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가 다시 벌어졌습니다. 주최 측인 노동총동맹(CGT)은 참가자가 8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이 집회를 제한한 상황에서도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습니다.
참가 규모를 보는 시각은 엇갈립니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 행진 참가자를 41만명으로 추산했는데, 지난 주말 시위의 55만명보다 적은 수치입니다. 이날 시위에는 고등학생과 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함께했습니다.
경로 변경과 치안 강화
당국은 경찰과 헌병대 등 치안 인력 7만명을 배치했습니다. 장갑차와 무인기(드론), 헬리콥터까지 동원했고, 일부 지역에는 집회 금지와 통행 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파리에서는 노동조합과 경찰청이 바스티유 광장에서 나시옹 광장까지 행진하기로 합의해 둔 상태였는데, 경찰청이 전날 저녁 일방적으로 경로를 바꿔 파리 남동쪽 외곽으로 행진하게 했습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이날 저녁 “행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약탈과 기물 파손이 있었지만 “극히 제한된 도시에서만 일어났다”며 “지난주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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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변경을 바라보는 참가자들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파리 시위에 참여한 학생 메일런 에포노(19)는 “당국은 우리를 파리 외곽으로 밀어내 눈에 띄지 않게 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공무원 뱅상 샤라슈(35)는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의욕을 꺾으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구호도 생활비나 연료 가격보다는 국가와 정부, 특히 경찰을 겨냥했습니다. “모두가 경찰을 싫어한다”는 외침이 곳곳에서 되풀이됐고,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을 반대하는 구호도 나왔습니다.
파리 해산 과정과 체포
파리의 공식 행진은 대체로 평화롭게 끝났습니다. 충돌은 해산 과정에서 일어났는데, 시위대가 폭죽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맞섰습니다. 당국은 공식 행진에서 이탈한 폭력 시위대 약 500명이 충돌을 일으켰다고 밝혔습니다.
충돌은 파리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리옹, 릴, 툴루즈, 클레르몽페랑에서는 집회 금지 조치를 따르지 않은 시위대가 경찰과 부딪쳤습니다. 툴루즈에서는 20세 남성이 손에 중상을 입었고, 푸아티에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왼쪽 눈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무부는 이날 시위로 1314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7일 같은 시간대 체포 인원 385명보다 많습니다. 당국은 시위 현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불심검문을 강화한 것이 폭력 사태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대규모 폭력 사태 이후인 19일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통행금지령의 목적은 사람뿐 아니라 상점과 상인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매유통업연합(FCD)은 지난 주말 피해를 본 매장이 3,000곳을 넘는다고 집계했는데, 애초 알려진 규모의 두 배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이번 사태의 경제적 피해액이 10억~12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원화로는 약 1조5,000억~1조8,000억원입니다.
시위는 프랑스 밖으로도 번졌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수천명이 참가한 행진이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로마와 토리노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퇴직자와 시민 수천명이 “공적 연금에 손대지 말라”고 요구하며 행진했습니다. 포르투갈, 벨기에, 알바니아에서도 고물가와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오는 31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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