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대형 프라임 자산과 그 외 자산 사이의 격차를 벌리며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시장 전망에서 특히 서울 오피스 시장의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서울 오피스 시장이 마주했던 변화가 올해를 키우고 있는데요. 2025년 한 해 동안 서울 오피스의 '순흡수면적'(임차인이 임차한 면적에서 반납한 면적을 뺀 순수 증감)이 약 13,200㎡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기록을 남긴 것이죠. 지역별로는 엇갈린 움직임이 나타났는데, 강남의 CBD(중앙업무지구)에서는 SK그룹 계열사들이 자사 건물과 보유 자산으로 옮기면서 큰 공실이 생겼습니다. 한편 영동대로의 YBD(용산비즈니스지구)는 신축 건물들이 입주자를 받으며 회복세를 보였고, 여의도의 GBD(강변비즈니스지구)는 공실 발생에도 어느 정도 안정된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올해는 이 분화가 더 심해질 핵심 이유가 있습니다. CBD에만 총 3개 프로젝트, 약 211,000㎡의 대규모 신규 공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CBD 공급량의 4.5%에 해당하는 면적이 한 번에 쏟아지는 셈이죠. 세빌스코리아는 이에 따라 CBD의 공실률이 8~1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공실률이 3%대 중반이었으니, 이는 상당한 상승입니다.

다만 절망만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2015년 이후 공급된 새 오피스 건물들이 임차인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1~1.5년 정도였으니까요. 세빌스코리아는 2027년이 되면 신규 자산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다시 점진적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것이 '프라임 자산이 살아남는다'는 의미입니다. 새로 지어진 고급 빌딩에는 임차인이 몰리겠지만, 노후하거나 입지가 떨어진 건물들은 한참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죠.

지역별 전망도 눈에 띕니다. YBD는 2025년 수준인 3~5%의 공실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BD는 지난해 말 1.7%의 매우 낮은 공실률을 바탕으로 올해도 가장 안정적인 지역으로 남을 전망입니다. 임대료 인상 속도도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임대인 우위 시장'이 약화되면서 올해 명목 임대료 인상률은 2~4%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만 YBD처럼 신규·리모델링 프라임 오피스가 집중된 지역은 비교적 높은 인상률을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CBD의 새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또 다른 변화도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던 임차인 이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란 예측입니다. GBD와 YBD의 기존 임차인들이 신규 프라임 오피스를 찾아 CBD로 옮겨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결국 대형 프라임 자산과 그 외 자산 사이의 수요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찰입니다.

결국 2026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섹터별 선별적 전략이 필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