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서 예정처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함께 커지면 주택 매도를 유도하려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8월 3일입니다.

세수 전망부터 나왔습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으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세수가 12조6000억원 늘어난다는 계산입니다. 연평균으로는 2조5000억원 규모이고, 정부 추정치 11조원보다 1조6000억원 많습니다.

1주택은 완화, 다주택은 부담 급증

종부세 기본공제는 1세대 1주택 기준으로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갑니다. 시가 20억원, 공시가 13억8000만원 수준의 1주택자는 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반면 예정처는 그 밖의 구간과 비거주자, 다주택자의 부담은 크게 뛴다고 분석했습니다.

시가 30억원짜리 1주택의 올해 종부세는 211만4000원입니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실거주자는 183만9000원으로 내려가지만, 비거주자는 262만1000원으로 올라갑니다. 같은 시가 30억원 기준으로 2주택자는 올해 318만원에서 668만3000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납니다.

3주택자 쪽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예정처가 공시가격을 시가의 69%로 가정해 계산한 결과, 총 주택가격 30억원 기준 3주택자의 종부세는 342만5000원에서 940만5000원이 됩니다. 1주택자와 견준 부담은 현행 1.6배에서 5.1배로 커지는데요, 주택 수별 차등 세율은 없애면서도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의 차등은 그대로 두기 때문입니다. 2028년 이후 이 비율은 1세대 1주택자에게 70%, 3주택자에게 80%가 적용됩니다.

양도세, 보유기간 대신 거주기간으로

양도소득세 쪽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뀝니다. 공제 한도도 새로 생겨 인별 연간·양도 물건별로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입니다. 2029년부터는 공제를 계산할 때 보유기간이 완전히 빠지기 때문에, 실제 거주한 기간이 짧은 주택일수록 양도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예정처 관계자는 종부세로 보유 비용을 높여 매도를 유도하려 했지만 “양도세 개편으로 처분 부담도 함께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집을 파는 대신 계속 보유하거나 상속·증여로 부담을 피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정처는 이번 개편안이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와 자본이득세는 낮추라는 OECD 등 국제기구의 권고와 상충한다고 짚었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세율은 2027년과 2028년에 한시적으로 낮아집니다. 그러나 중과 대상 주택에는 장기거주소득공제가 허용되지 않아 종전 중과 배제 때보다 세 부담 인하 폭이 작고, 매물이 나오는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정처는 내다봤습니다. 2022년 5월 중과가 한시적으로 배제됐을 때도 금리 급등기와 겹쳐 뚜렷한 매물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3일 국회 공청회에서는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는 세제를 두고 진술인들의 평가가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개편안 관련 시행령 가운데 일부는 8월 7일부터 9월 1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쳤고, 세법개정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