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글로벌 금융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유엔 총회 연설대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이슬람 공화국을 전멸시키고 빨리 끝내야 하는가"라는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며 초강경 행보를 보였는데요. 이 발언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8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 나왔으며, 유엔 인권 이사회가 미국에 대해 전쟁 범죄를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불과 일주일 만의 일입니다.
미국이 군사적·정치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사이, 중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차근차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알렉스 로 칼럼니스트는 2026년 9월 27일 분석을 통해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결제 시스템인 CIPS와 같은 대안 네트워크가 힘을 얻으면서, 미국의 금융 지배력이 꾸준히 잠식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기계가 다자간의 결집에 의해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죠.
비슈케크에 모인 10개국,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2026년 9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25주년 정상회의가 있습니다. 2001년 6개 회원국으로 출발했던 이 기구는 올해 10개국으로 세를 불리며 명실상부한 다자간 협력체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총 27개의 문서와 함께 '비슈케크 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이 선언문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영토 군사 타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탄하는 내용이 담겨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미국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글로벌 규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각국에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촉구하는 등 일방주의적인 외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을 언급하며 "승자에게 전리품이 돌아간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중국을 필두로 한 SCO 회원국들이 달러망을 거치지 않는 독자적인 결제 및 협력망을 구축하면서, 과거처럼 미국의 제재 한 번에 국가 경제가 마비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의 CIPS와 같은 대안 네트워크가 확산됨에 따라, 미국의 금융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다자간의 저항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알렉스 로, SCMP 칼럼니스트 (2026.09.27)
결국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그 반작용으로 중국 중심의 대안 체제가 더욱 견고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나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우회 경로에 대해서도 학계와 함께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2026년 3월 발표된 논문에서는 중앙집권형 스테이블코인이 제재 집행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죠.
앞으로의 관건은 비슈케크에서 채택된 27개의 협력 문서가 얼마나 실질적인 경제적 결속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중국의 CIPS가 달러의 위상을 얼마나 빠르게 대체해 나갈지입니다. 미국의 제재 기계가 앞으로도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의 '금융 방패'에 막혀 그 위력을 잃게 될지가 향후 국제 질서의 향방을 가를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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