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유럽에서 FSD의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완전자율주행’으로 소개돼 온 FSD(Full Self-Driving) 서비스를 이제 유럽 웹사이트에서는 ‘테슬라 보조주행(Tesla Assisted Driving)’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0월 12일 로이터 등 외신이 전한 내용으로, 독일·스페인·네덜란드·슬로바키아 등 유럽 여러 나라의 테슬라 웹사이트에서 바뀐 명칭이 확인됐습니다.
이름이 바뀐 계기는 독일 연방교통부의 성명이었습니다. 교통부는 10월 6일 낸 성명에서 이 시스템이 운전 전체를 맡지 않는데도 기존 이름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운전자가 시스템을 직접 감독해야 하는 기능인데,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이름이 그 점을 흐린다는 취지였죠. 테슬라는 이 지적을 받아들여 유럽 웹사이트의 명칭부터 고쳤습니다.
그렇다고 유럽에서 기능 승인 논의가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8개국은 FSD를 승인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아직 승인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10월로 예상됐던 유럽연합(EU) 표결도 이르면 12월로 밀린 상태인데요.
속도 설정도 쟁점입니다. FSD에는 운전자가 설정하면 시스템이 도로 제한속도보다 일정 비율 빠르게 달리는 기능이 있습니다. 독일은 테슬라와 협의한 끝에 초과 폭을 제한속도의 10% 이내로 묶었고, 시속 100km 구간이라면 110km까지만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네덜란드가 4월에 승인한 유럽판 FSD에는 제한속도보다 최대 50% 빠르게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그대로 남아 있어, 스웨덴과 프랑스가 이 점을 문제 삼아 EU 승인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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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출발선이 다릅니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죠. 2025년 11월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안전기준(FMVSS) 인정’ 조항에 따라 미국산 테슬라에 감독형 FSD를 허용했습니다. 국내 안전기준에 맞춘 별도 인증 없이 들여온 차량에 이 기능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국내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3·모델Y입니다. 이 차종들은 국내 기준의 적용을 받아 FSD를 쓸 수 없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생산지에 따라 기능을 쓸 수 있느냐가 갈리는 구조인 거죠.
그렇다면 이 기능은 법적으로 어떤 지위에 놓여 있을까요? 국토교통부는 FSD를 레벨2 운전자제어보조장치(DCAS)로 분류하고, 사고가 나면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명칭과 광고를 판단할 기준은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검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테슬라 약 23만대 가운데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이 약 4만5000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토부 등에 공식 검증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인정했죠.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수치로는 올해 9월 말 등록 테슬라 23만8968대 가운데 FSD 활성화 차량이 5만3477대(22.4%)로 집계됐습니다.
광고 쪽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1월 테슬라의 주행거리, 충전 성능, 연료비 절감액 과장 광고에 과징금 28억52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다만 이 제재는 FSD 명칭과는 별개의 사안이었습니다. 이 시점에도 테슬라코리아 웹사이트는 ‘풀 셀프 드라이빙(감독형)’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일정도 이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레벨2++’ 시스템을 2028년 하반기에,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를 2029년 하반기에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이름 하나, 속도 몇%까지 문제 삼는데 국내는 사실상 미국 인증에 심사를 맡겨둔 셈”이라며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지부터 내놔야 국내 업체들도 개발·인증 일정을 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EU 표결이 열리는 시점과 국내 당국이 FSD 명칭과 검증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입니다. 유럽에서는 표결이 이르면 12월로 밀려 있고, 국내에서는 검증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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