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빌라가 지난 8월 경매에서 낙찰됐고, 세입자 8명의 보증금 12억6000만원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낙찰자 C씨는 경찰이 실질 건물주로 판단한 B씨의 매제인데요, 세입자들은 친인척 간 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지난해 1월 당시 건물주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건물의 실제 소유와 관리를 A씨의 전남편 B씨가 맡아왔다고 보고 B씨도 함께 고소 대상에 올렸습니다. 이들은 2021년 입주했고, 보증금은 모두 합쳐 12억6000만원입니다.

세입자들은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가 건물 가치와 건물주의 경제력을 부풀려 설명했다고 주장합니다. 건물에는 근저당이 잡혀 있어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어려웠지만, 문제가 생겨도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근저당은 건물을 담보로 먼저 설정된 채권으로, 경매가 열리면 세입자의 보증금보다 앞서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Pexels · Andrea De Santis

경찰 수사와 무혐의 처분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B씨를 실질적 건물주로 판단했습니다. A씨와 B씨는 2023년 이혼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보증금 반환이 늦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건물 가치를 부풀린 쪽이 주로 공인중개사였고 A씨 등에게 피해자를 고의로 속일 뜻은 없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이 지난 4월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보완수사가 이어지던 8월, 건물은 경매에 넘어가 첫 입찰에서 C씨에게 낙찰됐습니다.

낙찰자와 친인척 관계

첫 입찰에서 바로 낙찰된 점이 석연치 않았던 피해자들은 C씨의 주소지를 확인했고, 그곳이 B씨 어머니 소유 건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수소문 끝에 C씨가 B씨 여동생의 남편, 곧 매제라는 점도 파악했습니다.

세입자들은 A씨 등이 처벌은 피하고 건물 소유권은 유지하려고 친인척 간 거래를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경매가액을 감안하면 보증금 일부 또는 전부를 돌려받지 못한 채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지난달 보완수사를 마친 경찰은 사건을 다시 무혐의 처분해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넘겼습니다. 공소청은 보완수사를 재차 요구할지, 사건을 이대로 종결할지 검토 중입니다.

피해 세입자 대부분은 대출 등으로 전세금을 마련한 20~30대 사회초년생입니다. 한 피해자는 국토교통부에 전세사기 피해자 신청을 했지만 “수사기관에서 B씨 측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고 말했습니다. A씨와 B씨 측은 해명을 요청받았으나 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