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을 다시 대법원 앞으로 가져갔습니다. 최 회장 측은 12일 재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냈는데요, 핵심은 파기환송심이 정한 재산분할 비율 ‘최 회장 66.6%, 노 관장 33.3%’가 적절한지 여부입니다.
최 회장 측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기여분을 빼고 따져도 노 관장의 기여도가 33%에 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다툼의 출발점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고려해서는 안 된다며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비자금이 실제로 존재해 SK 측에 전달됐더라도 불법 자금인 만큼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죠.

이 판단을 받아 지난 7월 열린 파기환송심은 비자금 기여분을 비율에서 빼고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래도 노 관장의 기여도는 33%로 정해졌어요. 파기환송 전 2심에서 인정된 35%와 견주면 2%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친 셈입니다. 기여도는 재산을 쌓는 데 누가 얼마나 보탰는지를 가리키는 말인데, 최 회장 측은 비자금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 관장 몫이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툼은 SK 주가를 언제 기준으로 삼느냐에서도 이어집니다. 파기환송 전 2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 16일 SK 주가는 16만 원 수준이었지만, 파기환송심 변론이 끝난 시점에는 80만 원대로 크게 올라 있었습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의 기준 시점을 2심 변론 종결일로 봐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점은 형평성을 고려해 비율 산정에 반영했죠. 최 회장 측은 이 판단 역시 법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다투고 있습니다.
재산의 범위도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최 회장 측은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난 뒤인 2017년 취득한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넣은 파기환송심 판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혼인이 사실상 깨진 뒤 취득한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이 부분의 쟁점입니다.
한편 노 관장 측은 아직 부대상고장을 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대상고는 한쪽이 상고했을 때 상대방도 원심 판결 가운데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함께 다투는 절차죠.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측의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인 13일까지 부대상고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재상고는 2019년 시작된 두 사람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데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비자금 기여분, 주가 상승분의 반영, 혼인 파탄 이후 취득 재산이라는 세 갈래 쟁점을 대법원이 어떻게 정리할지, 그리고 13일까지 노 관장 측이 부대상고에 나설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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