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만을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투자를 중심으로 한 협력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규슈의 공업도시 기타큐슈는 최근 대만 신주를 방문해 산학 협력단을 파견했습니다. 반도체 제조업체 TSMC의 본사가 있는 곳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기타큐슈 인근에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후공정 업체 ASE 그룹의 진출이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혼슈 지역의 기후현 지자체와 경제계도 대만을 방문해 반도체 산업 유치 협의를 펼쳤습니다. 미야기현은 국제 반도체 전시회와 연계해 투자 설명회를 열어 유인책을 홍보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한 건 최근의 일입니다. 일본대만교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일본과 대만 지방자치단체 간의 공식 제휴는 약 180건에 이릅니다. 그 중 3분의 2 이상이 2021년 가을 이후에 맺어진 건데요. 이 급속한 변화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계기는 TSMC의 일본 진출입니다. 2021년 가을 TSMC가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결정하자, 다른 지자체들도 반도체 산업 유치에 본격 뛰어들게 됐습니다. 구마모토 지역이 이 투자로부터 향후 10년간 기대할 수 있는 경제 효과가 약 85조원(10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TSMC의 자회사인 JASM은 지난해 10월 24일 구마모토현과 제2공장 건설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은 2027년 12월부터 가동될 예정입니다.

지자체들이 대만을 협력 대상으로 선택한 데는 일본의 경제 상황도 작용했습니다.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유럽과 미국은 투자처로 물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중국 본토 방문이 어려워진 상황이죠. 대만은 지리적으로는 인접해 있으면서도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적 위상을 갖춘 파트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