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에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좀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3개 구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10월 1일 기준 2만7590건으로, 1년 전 1만7528건보다 1만건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8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로 집을 팔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매물이 늘어난 이유는 세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래 가지고 있던 집에서 생긴 큰 시세차익에 붙는 양도소득세를 줄이려고 지금 파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발표일인 8월 3일 2만2182건이던 강남3구 매물은 두 달 사이 5408건, 약 24% 늘었다. 서초구가 7630건에서 9555건으로 25.2% 증가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송파구는 5099건에서 6353건으로 24.6%,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1682건으로 23.6% 늘었다.

그런데 매도 물량이 쌓이는 만큼 매수 쪽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저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집값을 놓고 매도자,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팔 사람은 내놓았지만 살 사람은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금리 부담도 더해졌다. 우리은행 남혁우 연구원은 “현재는 장기보유공제율 축소와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실거주에 초점을 맞춘 세제혜택 개편 여부 등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해당 지역의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연구원은 세제개편 방향에 따라 매도 판단을 미루거나 보류한 사람들이 있어 연말까지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에서도 확인된다.

가격도 강남권에서 먼저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28일 기준 강남구는 0.56% 떨어졌고, 서초구는 0.33%, 송파구는 0.19% 하락했다. 서초구는 전주 대비 하락폭이 줄었지만 강남구와 송파구는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7주 연속 오르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외곽 지역은 여전히 오르는 흐름이다.

정 대표는 강남3구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이 지역의 하락이 커지면 서울 전체 가격 상승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파구는 9월 첫째 주 이후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용산구도 9월 넷째 주에 0.01% 내려 올해 4월 27일 이후 22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세제개편안의 최종 내용과 연말까지 이어질 매물 출회 흐름이다. 매도 물량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 강남3구 가격 하락이 외곽 지역까지 번질지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