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공장의 인허가와 토지 보상을 동시에 진행해 건설 기간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관계부처가 내놓은 방안으로, 용인과 호남 등 대규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날 발표된 이름은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입니다. 공장을 짓고 가동해 수출하기까지의 행정절차를 줄여 기업 부담을 덜겠다는 내용입니다.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했고, 국무총리와 민간 부위원장, 위원, 현장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대에 뒤떨어진 불편한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과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도 규제 합리화가 필수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인허가·보상·설계를 한꺼번에

공장 건설 기간을 줄이는 핵심은 절차의 동시 진행입니다. 정부는 인허가와 토지 보상, 설계·시공 등을 순서대로 거치지 않고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력과 용수처럼 공장 가동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의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합니다.

세관 관련 제도도 손봅니다. 첨단산업이 모인 산업단지 전체를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하는 범위를 넓히는데, 종합보세구역은 수입 물품의 보관·가공·유통을 관세 부담 없이 한 구역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지정한 지역입니다. 세금 납부 유예 대상은 외국산 기계·설비 외에 공사용 장비 등으로 확대하고, 해외 장비와 원재료의 반입·가공·이동 절차도 간소화합니다.

R&D 인력에 근로시간 특례 검토

정부는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의 반도체 핵심 연구개발 인력에게 근로시간 특례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제에 예외를 두는 방식인데, 연구 인력이 필요한 시기에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적절한 보상과 건강권 보호를 전제로 노동계·경영계와 협의할 예정입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함께 반도체 기업이 투자와 연구개발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메가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발의된 초광역특구법도 언급했습니다. 단일 법률로는 역대 최대인 300여 개의 규제 특례가 담겼다는 설명입니다. 국회가 꼼꼼히 심사해 가장 효율적인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 같은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올해 2월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올렸습니다. 28년 만의 변화인데요, 민간위원도 17명에서 33명으로 늘렸습니다. 개편 후 첫 회의였던 4월 15일 제1차 전체회의에서는 규제 구조개혁과 초광역특구 추진 방향을 제시했고, 이번 2차 회의는 그 논의를 구체화하는 자리였습니다.

근로시간 특례의 세부 내용은 노동계·경영계와의 협의를 거쳐 정해집니다. 초광역특구법은 국회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