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습니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발언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금리를 일찍 올린 선택이 그 시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인데요. 당시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신 총재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물가 압력을 연속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소득 여건 개선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을 떠받칠 것으로 봤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판단에는 집값과 빚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는 만큼, 이번 인상이 금융불균형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2.6%에서 3.3%로 높였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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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움직인다는 셈법

이번 국감에서 신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를 금리 인상 쪽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조금 일찍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올여름, 특히 5월과 6월에 인상 효과가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었어요. 미리 움직여 방향을 알려주면 사후에 더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효과로 꼽았습니다.

그는 당시 상황을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았다"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큰 문제가 커지기 전에 작은 힘으로 미리 손을 쓴다는 뜻을 담은 속담이죠. 시장에 쫓겨 나중에 방어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경제적 비용이 훨씬 적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금리를 올리는 데는 고통이 따른다는 점도 그는 함께 짚었습니다. 그럼에도 선제적으로 움직이면 시장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고, 결국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죠. 최근 2~3주 사이 국채금리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그는 덧붙였습니다. 국채금리는 나라가 발행한 채권에 붙는 이자율입니다.

가이던스 논쟁과 점도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 제시에 부정적인 것과 관련해서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소통 방식인데요, 미국과 한국이 이 방식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런 흐름 속에서도 점도표 등 현행 제도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점도표는 금통위원들이 앞으로의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국채금리가 최근의 안정세를 이어갈지, 그리고 한국은행이 현행 제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