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7일(현지시간) 장중 다시 치솟으며 10년물과 30년물 모두 2002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5.366%, 30년물 금리는 5.732%까지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번지면서 금융 시장이 연일 흔들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자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습니다.
물가가 식지 않자 연준도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점도표를 통해 연내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도 내비쳤죠. 이번에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을 보면 “대다수” 참석자가 연말까지 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고, “여러” 참석자는 현재 기준금리가 긴축적이지 않거나 미미하게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물가 지표도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훌쩍 웃돌고 있습니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4%로 전달보다 상승 폭을 줄였지만,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9월 소비자 설문에서 확인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올랐습니다. 2023년 5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죠.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35%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느끼는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필립 제퍼슨 부의장이 잇달아 10월 인상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월 인상 확률은 18.3%로 크게 떨어졌고, 12월 인상 확률은 80%입니다.
금리를 올리면 장기 국채가 다시 흔들리는 딜레마
연준으로서는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장기 국채 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왜 그럴까요?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머물면 정부는 물론 가계와 기업이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조달과 차입 비용이 오르면 경기에도 차례로 영향을 미치죠.
그 영향은 이미 대출 이자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49%로, 2023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주춤하게 되는데, 조엘 칸 이코노미스트는 “차입비용 급등으로 많은 잠재 구매자가 구매 시장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과 주택 시장 침체는 다시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셈입니다.
정치권의 셈법도 얽혀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체감 경기가 나빠진 가운데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을 두고 연준 이사회가 나라가 잘 안 풀리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직격했습니다. 반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을 “경제 성장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란 전쟁이 끝나면 물가가 안정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가의 전망도 엇갈립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말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기존 5%에서 5.25%로 상향 조정했죠. 한편 국제 유가는 이란 전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유가 상승이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페드워치의 12월 인상 확률 80%가 실제 금리 결정으로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어디까지 움직일지도 함께 살펴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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