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10월 1일 장중 5.34%까지 올라선 이 수치는 단순한 미국 채권 시장의 움직임을 넘어 전 세계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장기 국채금리도 동시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채권 시장 전체가 매도세에 휩싸인 상태죠.

각국의 상황을 보면 더욱 심각함이 드러납니다.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6.029%까지 올라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닿았고,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도 4.963%까지 급등하며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금리가 이 수준으로 오르면, 각국이 자신의 국채를 발행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투자자들의 관심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선진국 전체가 고금리 기조에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국채금리가 이렇게 급등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서 국채 발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예상과 달리 경기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데요.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은 새로운 장기 금리의 기준점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수년간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웃돈 데 대해 시장이 반응하고 있으며, 통화 긴축이 실제로 이뤄질 때까지 채권시장은 장기 차입에 대해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이자 부담이 가장 직접적인 파장입니다. 국제금융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선진국들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에 지급한 이자만 3조3000억달러를 넘습니다. 이는 전 세계 인공지능 관련 지출로 예상되는 2조6000억달러, 국방 지출 3조1000억달러, 청정에너지 지출 2조3000억달러를 모두 넘는 규모입니다.

시장 속 자금의 흐름도 변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CD와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마음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 고금리 기조에 어떻게 대응하고, 선진국 정부들이 이 수준의 국채 이자 부담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