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받은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검사가 혐의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1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1심은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에게 의뢰한 여론조사 5건의 비용 2,100만 원을 사업가 김한정씨가 대신 냈다고 봤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납을 요청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김씨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재판장인 구회근 부장판사는 판결 이유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여론조사를 주고받은 ‘정황’이나 ‘단편 사실’만으로는 범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고 말미에는 “피고인의 주장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아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검사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오래된 형사법의 대원칙”이라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구 부장판사는 58세로 사법연수원 22기입니다. 두 사건 모두 정치브로커로 불리는 명씨의 여론조사와 얽혀 있습니다.

선고 직후 정치권 반응은 갈렸습니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는 논평을 냈고, 오 시장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재판부가 무죄 자판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당도 재판부 판단을 “역사적 오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합니다. 명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8월 28일 열린 오 시장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