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자율운영공장' 구상을 공개했습니다.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 센터장(상무)은 16일 경기 의왕시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관련 신기술 200여 건은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에서 전시됩니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2년 전 소개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전략을 실현할 제조 기술이 나왔는데요, 현대차그룹은 1975년 포니를 생산하며 독자 양산 기술의 기반을 마련한 이후 표준 공장 모델을 만들고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AI와 로보틱스를 토대로 공장이 스스로 판단·학습하며 진화하는 단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최 상무는 자율운영공장의 의미부터 짚었습니다. "미래 공장은 단순히 자동화율을 높이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학습하며 지속적으로 제조환경을 최적화해야 합니다."

무인공장과는 선을 그었습니다. 최 상무는 "자율운영공장은 단순히 사람 없이 돌아가는 무인공장을 뜻하지 않는다"며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고 데이터와 AI가 공장을 더 안전하고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돕는 제조환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이루는 핵심 가치는 '인간 중심 자동화'와 '데이터·소프트웨어 기반 자율화' 두 가지입니다.

사람이 하던 고난도 작업을 로봇이 맡는다

인간 중심 자동화가 겨냥하는 영역은 분명합니다. 사람이 반복해 온 단순 작업, 로봇팔이 하기 어려웠던 고난도 작업, 사람이 유해환경에 노출돼야 했던 도장 작업입니다. 이날 선보인 기술 중에는 도어 가니시 바디 웨더스트립을 자동으로 장착하는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도어 가니시는 차량 문 하단에 붙는 보호·장식용 커버입니다. 작업자는 그동안 허리를 숙인 불편한 자세로 이 부품을 달아야 했습니다. 차종마다 규격과 위치, 고정 클립의 형태가 다른 데다 미세하게 변형될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로봇팔이 알맞은 힘으로 흠집 없이 결합하기가 까다로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개발된 자동 장착 기술은 각종 센서와 피지컬 AI를 활용합니다.

가상 공간에서 학습하고 AI가 해법을 찾는다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는 한 연구원이 디지털 트윈 기술로 고무 재질 부품을 옮기는 로봇팔을 학습시키는 모습도 선보였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설비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옮겨 놓고 작업을 시험하는 기술로,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학습과 검증의 효율을 높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밀 작업에도 AI가 쓰입니다. AI가 새 경로를 만들면 로봇팔이 오차를 보정하며 로봇 끝단을 목표점 1㎜ 이내로 맞춰 용접하는 기술이 소개됐습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한 자율화의 한 갈래로, AI 에이전트가 문제의 해법을 빠르게 도출하는 기술도 함께 전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