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북권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용적률과 공공기여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29일 발표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에 따르면, 높이 규제로 인해 용적률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단지는 공공기여 부담을 덜고, 공원·녹지 같은 필수시설을 기부채납하는 사업장은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 정책의 핵심은 높이 제한이라는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에 생기는 불공정함을 바로잡는 데 있는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단지가 종상향(용도지역 변경)으로 인해 법적상한용적률이 300%에서 500%로 높아져야 한다고 해도, 높이 규제 때문에 실제로는 400%까지만 지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종상향에 따른 '기대 혜택'의 절반만 누리면서도 공공기여는 정해진 기준대로 내야 하는 모순이 생기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해 실제 누릴 수 있는 용적률이 50% 수준이면 공공기여도 절반만 부담하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Pexels · Doğan Alpaslan Demir

이 혜택이 적용되는 지역은 꽤 광범위합니다. 종로 같은 도심 문화재 밀집지역, 남산·북한산·아차산 주변, 그리고 구릉지가 많은 성북·서대문 등 강북권이 중심인데, 이들 지역은 대부분 높이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죠. 고도(高度)지구나 경관지구, 국가유산 주변처럼 보존 가치가 높은 곳들이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완화 방안은 필수시설 기부채납과 연결돼 있습니다. 공원이나 녹지 같은 필수시설을 기부채납해도 그동안 기본계획이 정한 용적률 상한에 걸리면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모두 받지 못했거든요. 앞으로는 법적상한용적률까지 도달할 수 있으므로, 건설사와 조합이 공공시설 기부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노원구의 두 단지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 대상입니다. 월계삼호4차와 중계그린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용적률에 묶여 있다 보니 그동안 기부채납에 상응하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충분히 받지 못했는데, 노원구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월계삼호4차는 용적률이 약 10%포인트, 중계그린은 약 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됩니다. 늘어난 용적률을 분양 물량으로 돌리면 조합 수입이 증가해 조합원의 분담금을 낮추는 데 직결되는 셈입니다.

변경안에는 신속통합기획이라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성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공공기여율을 추가로 낮춰주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한 겸임교수는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여유가 있는 단지에서 용적률을 5~10%포인트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결코 작은 효과가 아니다"며 "숨은 규제를 하나씩 걷어내는 시장 친화적 제도 개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시는 이제 서울시의회 의견청취 등 절차를 거쳐 이 변경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