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올라가는 생산성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빠른 고령화로 줄어드는 노동력을 크게 메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아시아 경제 보고서 출간 기념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금 아시아가 마주한 큰 변화를 세 가지로 꼽았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 경제 통합, 그리고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입니다. 그중에서도 고령화가 심한 아시아 선진국이 AI로 생산성을 제대로 끌어올린다면, 사람이 줄면서 생기는 경제적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구 절벽 앞에 선 아시아

IMF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금부터 2050년까지 생산연령인구의 약 25%를 잃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네 명 가운데 한 명꼴이 일할 나이를 벗어나는 규모죠. 다만 보고서는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이 이 같은 인구 감소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진: Pexels · Tara Winstead

IMF는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달았습니다.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 간 경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책 당국이 균형 잡힌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핵심이 AI가 근로자의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쓰이느냐, 아니면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진국은 AI의 혜택을 누릴 기반을 갖췄지만 신흥국은 이점을 챙길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AI 투자가 떠받치는 성장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아시아 주요국이 이 흐름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투자 급증이 강력한 수요·투자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며, AI 투자가 아시아 선진국의 성장률을 0.5~1.0%포인트, 신흥국은 0.2~0.8%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불러온 에너지 공급 문제가 있었지만, 그 자리를 AI 투자가 채우고 있다는 얘기죠. 그는 “AI는 좋든 싫든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를 “천천히 다가오는 쓰나미”에 비유했습니다. 일자리와 성장, 교육, 세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IMF는 장기적으로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AI 때문에 업무 능력이 보완되거나 직무 수준이 낮아지거나 아예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일자리의 10%가 이미 AI 기술을 요구하고 있으며, 반복 업무는 줄고 건설·데이터센터 분야의 저임금 일자리는 늘어나는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IMF가 13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 전망에 이런 AI 효과가 어떻게 담기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