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세르비아 총선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가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총리와 대통령을 거치며 10년 넘게 권력을 쥐어 온 인물입니다. 그는 9월에 직접 조기 총선을 불렀고, 총리 후보로 나서기 위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전자는 '학생 명부'였습니다. 대학생들이 만든 운동에서 출발했지만 명부에 학생은 없습니다. 후보는 이름이 덜 알려진 전문가, 운동선수, 농부, 예술가입니다. 지도자 한 명에게 기대는 정치를 피하려는 설계였습니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걸어서 농촌을 돌았습니다. 부치치의 전통적 지지 기반입니다. 친정부 매체의 비난 속에서 벌인 유세였습니다.

발단은 2024년 11월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붕괴입니다. 16명이 숨졌고, 사고는 정부와 기관의 부패 문제를 끄집어냈습니다. 정부가 국민이 아니라 집권층을 위해 통치한다는 비판이 거의 2년 이어진 시위의 중심이었습니다. 650만 유권자가 투표소로 향한 이번 선거는 그 시위가 처음 치른 시험이었습니다.
부치치가 허약했던 것은 아닙니다. 연금과 공공 부문 임금 인상, 공공 의료 투자, 젊은 부부 보조금을 공약했습니다. 중국 투자와 러시아산 천연가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EU 가입의 문도 열어 두었습니다. 세르비아를 경제적 변방에서 끌어냈다고 평가하는 유권자도 많습니다. 반면 EU는 사법부 개혁, 법치, 부패 대응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키워 왔습니다.
선거 직전에는 지난달 라트코 믈라디치가 군 예우 속에 베오그라드에 묻힌 일도 있었습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전 위원장 앨리샤 컨스는 "세르비아의 장면들이 깊이 우려스럽고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정부에는 시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 불안의 한가운데서 결과를 받아들인 쪽은 현직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헝가리에서 청년 참여에 힘입어 빅토르 오르반이 16년 만에 물러났습니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흐름에 가깝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청년과 학생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판단은 분명합니다. 부패에 대한 분노가 조직된 선거 세력이 되면, 경제 성과와 복지 공약을 내건 현직도 질 수 있습니다.
이제 학생 명부는 요구하는 쪽에서 답하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광장에서는 요구하면 되지만, 의회에서는 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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